늘다양이 경험한 특별한 식문화 첨부이미지 : 썸네일9-5.png

대한민국은 음식에 진심인 민족답게 지역마다 특색 있는 음식이 있다. 기후나 문화, 지역별로 다른 음식 형태가 나타난다. 또 같은 식자재라도 조리법이나 먹는 방식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바꿔 말해 지역별로 발달한 음식들을 보면, 그 지역의 특별한 문화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다양성 일상을 MZ세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MZ's pick!
이번에는 MZ세대가 눈 여겨본 지역별 식문화 사례를 만나보자.

*'문화다양성 가보자고'는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늘다양 2기'가 직접 기획하고 구성한 콘텐츠입니다.

1. 부모님 덕분에 알게 된 전라도의 ‘고구마순 김치’  / 추천인 김상아

고구마 줄기에 김칫소를 더해 담가 먹는 고구마순 김치. 고구마순 김치는 내가 좋아하는 한식 반찬 중 하나이다. 최근에서야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인데 고구마순 김치는 엄마, 아빠의 고향인 전라도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전라도만의 지역 특징적인 김치라고 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인 나는 식탁에 자주 오르던 고구마순 김치가 어떤 지역의 특색 있는 반찬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전라도 출신 부모님 덕분에 고구마순 김치가 내게 익숙해졌음을 깨달았다.
 
결이 약간은 다르지만, 또 다른 비슷한 사례로는 소고기뭇국이 있다. 우리 집은 명절마다 시골에 내려가면 제사를 지내며 식사 때 꼭 소고기뭇국을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이 때 먹었던 것부터 급식에 나왔던 것까지 내가 접한 모든 소고기뭇국은 모두 맑은 국물이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서 알게 된 경상도 출신의 지인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경상도의 소고기뭇국은 빨간 국물이 기본이라는 것! 서로 각자가 알고 있는 소고기뭇국의 기본 값을 떠올리며 놀라 웃던 경험은 아직도 내게 인상 깊게 남아있다.
 
이렇듯 스스로 자주 접해오고, 익숙한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다른 누군가에겐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지역 별 음식의 차이를 통해 깨닫게 된다. 앞으로 내가 먹는 음식들이 어떤 특별한 이야기와 지역 다양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즐거운 식문화 그리고 문화다양성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제주의 별미 음식들  / 추천인 손정민

일상을 살다가도 가끔 제주에서 보낸 날들이 떠오른다. 풍경도 좋았으나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여행 중 하루는 제주도 사투리로 고둥을 뜻하는 보말로 만든 국을 먹었다. 쫀득한 식감과 바다 내음이 풍기는 음식은 입에 넣는 순간 녹아내렸다. 제주도에는 보말국 외에도 칼국수, 빵 등 고둥을 활용한 음식들이 많다. 고둥을 알아도 우리동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음식을 제주도에서 맛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물회. 봉사하면서 만난 제주도 토박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흥미로운 정보를 수집했다. 내가 아는 물회는 고추장과 말아 먹는 음식인데 제주에서는 된장과 말아먹는다는 사실. 맵지는 않지만 풍미가 있고 시원한 물회일 것 같아 흥미로웠다.
 
지역의 문화를 알려면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향토음식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오랜 개성을 담고 있고 무궁무진하다. 나는 평소에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향토음식을 좋아했다. 앞으로도 다른 지역의 음식을 먹으면서 다양한 맛의 향연을 즐기고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며 식생활 속에서도 문화 다양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3. 내 추억의 음식, 삶은 땅콩  / 추천인 나유민

꽤 옛날이지만 가끔 생각이 나는 음식들이 있다. 6살 무렵 아빠의 직장을 따라 이사한 경상도에서 보낸 8년이 그리워질 때면 우리 가족은 경상도에서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곤 한다. 갱시기 죽, 콩국 등 향토적인 음식은 어린 내게 이질적인 느낌이 가득했지만, 초등학교 하교 후 엄마가 간식으로 주시던 삶은 땅콩은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마트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볶은 땅콩과 달리 삶은 땅콩은 촉촉함과 독특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땅콩의 껍데기를 벗기지 않고 통째로 삶은 후 이로 껍데기를 깨물어 벗기곤 했는데 가끔 이로 깨물 때 땅콩 껍데기 속에 있던 물이 턱을 타고 흐르면 언니와 서로를 놀리곤 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땅콩을 보면 그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경상도에서만 먹었던 음식들이 향수병처럼 떠오른다. 삶은 땅콩처럼 이 곳에서만 먹는 음식도 언젠가 내 추억 속 일부로 남아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4.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내 소울푸드  / 추천인 장용준

어미니의 고향인 충청남도 천안은 서울을 가려면 무조건 거쳐야 하는 도시인데, 경부고속도로의 수많은 휴게소 중 가장 유명하고 왕래가 많은 곳 중 하나가 천안삼거리 휴게소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천안을 대표하는 호두과자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페르시아 태생인 호두나무가 중국을 통해서 국내 최초로 천안 광덕사에 심어지면서 자연스레 호두과자는 천안의 명물이 되었다. 주전부리를 싫어하는 나마저도 외가댁에 다녀올 때마다 호두과자를 사 오면 달콤한 앙금과 부드러운 빵과 아삭한 호두를 씹다가 금세 몇 판을 그 자리에서 다 먹곤 한다. 또한 냉장 보관이나 냉동 보관을 해서 먹으면 아이스크림 빵과 같은 아삭한 식감에 더욱 새롭기도 하고, 우유랑 함께 섭취하면 부드러운 식감이 배가 된다.

지역별로 다른 음식들은 내가 모르는 문화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동시에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픈 욕구도 불러일으킨다. 특히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식문화에 있어 저마다 다른 문화와 추억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다른 지역의 문화를 가장 쉽게 느껴볼 수 있는 것이 식문화라는 생각과 함께 음식에 담긴 문화를 이해하며 이를 즐긴다면 우리의 식탁이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