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궁금한 웹소설 이야기 (이낙준 작가) 첨부이미지 : 그림1.png

문화다양성 인터뷰

문화다양성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해 매월 특정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의사 출신 유튜버이자 웹소설 작가로, 다방면에서 활약중인 필명'한산이가' 이낙준 작가님을 만나봤습니다.

1. 안녕하세요, 이낙준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이고 ‘닥터프렌즈’라는 의학전문 유튜브를 운영 중이며 ‘한산이가’라는 필명으로 웹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유튜브 <닥터프렌즈> 캡처

 

2. 지금의 웹소설 작가 ‘한산이가’를 만든 어린 시절의 이낙준은?

어릴 때 만화방 아저씨랑 안면 트고 지낼 정도로 수많은 만화책과 소설을 섭렵했습니다. 아버지가 무협지 매니아라 집에는 영웅문을 비롯한, 고전에 해당하는 무협지들이 있었고요. 글쓰기까지 관심이 미치진 않았지만 독자로서는 매니아였습니다.

 

3. 처음으로 첫 작품을 완결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하나의 작품을 완결 냈을 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첫 작품의 첫글을 올리고 조회수가 올라가고 댓글도 달리고 할 때가 제일 즐거웠습니다.

 

4. 특별히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무슨 작품인가요?

이미지 출처=네이버 시리즈

작가로서 모든 작품에 애정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신작이 항상 제일 신경이 쓰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검은머리 영국의사>에 제일 애착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료 조사 때문에 지금까지 썼던 그 어떤 소설보다 힘들게 쓰고 있기도 합니다.

 

5. 웹소설 작가이자 유튜버로서 하루의 일과와 루틴을 소개해주신다면?

9시 전에 아이들 등교시켜주고 사무실에 오면 9시 10분입니다. 오후 스케쥴이 없으면 20-30분 정도 쉬다가 글을 쓰고 바쁜 상황이면 바로 글을 씁니다. 보통 2시반 이전에 점심까지 해서 마무리가 되고, 이후 1시간 운동하고 와서 4시반부터 유튜브 대본을 씁니다.

 

6. 작가로서 느끼는 ‘웹소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데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컨텐츠다 보니 작가가 모험하기에 좋습니다.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게다가 그림이나 영상이 아닌 상상력으로 장면을 구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른 장르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운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 좋습니다.

 

7. 과거 판타지, 무협소설 시장과 비교해볼 때, 현재 웹소설 붐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모바일이기에 접근성이 아주 좋습니다이는 자연스레 독자 증가로 이어졌고, 모바일 특성상 결제가 용이해서 이전에 비해 결제율이 올라오면서 수입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수입이 늘자 글 쓰는 분들이 늘어나고, 독자들의 보는 눈에 맞춰 잘 쓰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작품의 질이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비단숲

 

8. 취미가 아닌 업으로, 또 겸업을 하다 의사 일을 접고 과감히 전업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와 각오를 들려주신다면?

웹소설에 대한 가장 커다란 오해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보니 그만큼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겁니다하지만 막상 읽다 보면 웹소설 중에서도 스펙트럼이 있어서 가볍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도 있는데 반해, 반대로 무거운 작품도 있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웹소설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웹소설에 인생을 걸어보고 싶어서 전업 작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9. 좋아하는 것을 읽고 보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들려주세요. 또 매일매일 계속해서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독자로서 웹소설을 좋아했다고 해서 반드시 쓰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긴 합니다. 저는 다행히 쓰는 것도 적성에 잘 맞아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쓸 수 있는 건, 레지던트 시절부터 참고 하는 건 인이 박혔고, 또 루틴을 지키기 위해 컨디션 조절 또한 매일매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0. 모두가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나요? 언젠가는 글을 써야지 하시는 분들, 또 진지하게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모두가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분명히 요구하는 재능과 노력이 있습니다재밌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전에 웹소설이 재밌다고 느껴져야 하고, 매일매일 정해진 분량을 쓸 수 있을 만큼의 끈기도 있어야 합니다. 다만 다른 일에 비해 시작할 때 투입되는 비용이나 시간이 적기 때문에, 글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우선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당부하고 싶은 건 첫 글부터 잘되긴 어렵다는 걸 꼭 명심하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 처음 글을 써서 올리지만, 경쟁작들은 벌써 몇 년, 혹은 수십 년간 글을 다뤄온 사람들이기에 너무 기대가 크면 지쳐버리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전날의 나와 비교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거기에서 힘을 얻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11. 지금의 작가님을 있게 만든 작품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가 웹툰이 되고, 드라마화가 되며 느꼈던 소회가 궁금합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웹툰, 유튜브 <작가친구들>

 

사실 그 전전작인 닥터 조선가다가 상당히 잘 되었다가, 전작인 의느님을 믿습니까가 처참히 망하면서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시기도 군의관에서 전역하고 1년 정도 될 때쯤이다 보니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가 잘 안되면 작가 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둘인 가장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글을 썼는데 런칭 당일부터 반응이 아주 좋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웹툰이 되고, 드라마가 될 때는 사실 작품에 비해 너무 잘 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다 웹툰이 망하면 어쩌지, 이 민폐를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다행히 홍비치라 작가님이 각색과 작화를 너무 잘해주셔서 잘 되었죠.
이전엔 웹툰과 드라마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실제로 그 길을 걷게 되면서 꿈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그냥 퇴물 소리 안듣고 오래오래 작품 활동하는 것이 꿈입니다.

 

12.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K-웹소설만의 특별한 지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영화나 드라마, 웹툰이 다른 나라에 비해 그러하듯 우리나라 웹소설도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이고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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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 한국인이라면 도파민 쏟아질 수 밖에 없었던 장면

 

13. 웹소설은 여러 클리셰들로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에는 AI가 이를 완전히 대체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은 없으신가요?

클리셰라고 해도 변주가 워낙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정작 쓰는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전에는 사실 웹소설 시장이 작아서 하나의 트렌드에 좌지우지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딱히 그렇지도 않고 아주 다양한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요. 탄탄해진 시장을 감안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AI가 대체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면 의사를 비롯한 다른 직업들도 다 대체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걱정할 시간에 그냥 지금 재밌는 글을 쓰자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낙준
약 1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출연자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 그리고 필명 ‘한산이가’로 네이버 시리즈에서 활동 중인 웹소설 작가. 여섯 번째 작품인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가 흥행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작품으로 <군의관, 이계가다>, <의술의 탑>, <닥터, 조선 가다>, <의느님을 믿습니까>,  등이 있으며, 유튜브<작가친구들> 운영자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