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에 등장한 다회용기 이야기(트래쉬버스터즈 대표 곽재원) 첨부이미지 : 썸네일8-5.png

 

문화다양성 인터뷰
 
문화다양성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해 매월 특정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음식 포장과 관련하여 일회용품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 ‘트래쉬버스터즈’의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트래쉬버스터즈의 대표 곽재원이라고 합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사내카페, 일반카페, 축제, 행사, 영화관, 경기장 등 일회용품이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곳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실 수 있게 솔루션을 제공해드리고 있어요. 직접 필요한 곳에 다회용기를 납품하고, 다 사용하신 것은 수거해서 세척 후 재사용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 어떤 업체들과 일을 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축제, 행사 모델로 시작해서 전국에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 페스티벌 등에 사용이 되고 그 외에도 정기적으로 사내카페, 탕비실, 캠퍼스 카페, 영화관, 야구장 등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영역을 점점 확장하고 있습니다.

ⓒ트래쉬버스터즈
 

3. 저도 올해 한 페스티벌에서 트래쉬버스터즈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푸드 부스에서 이용하는 다회용기 서비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배경이 있으신가요?

제가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축제 감독 일을 오래 했어요. 축제 현장이 끝난 뒤 나오는 어마어마한 쓰레기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죠. 그러다 서울시 일회용품 쓰레기 가이드가 나오면서, ‘축제 현장에서도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실제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줄어든 쓰레기를 보시면 축제 기획하시는 분들은 다들 놀라워하시는 반응입니다.

4. 사업의 의미와 가치는 좋지만, 아무래도 생소하고 비용이 드는 서비스다 보니 처음 협업을 시도했을 때는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전엔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라서 많이 낯설어하셨어요. 서로 이해하고 도입하는 데에 다양하고 사소한 문제들이 많았죠. 청결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셨고요.

5. 일회용기가 다회용기보다 위생적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오히려 다회용기가 더 위생적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다회용기 세척기 ⓒ트래쉬버스터즈
 

사실 다회용기라고 부르긴 하지만, 원래 저희가 쓰는 모든 물건이 다회용이잖아요. 집에서 쓰는 그릇, 카페 안에서 쓰는 머그잔 같은 것 말이죠. 직접 설거지한 컵보다 일회용 컵이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다회용기에 관해서는 낯섦에서 오는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자체 개발 프로세스로 세척이 완료된 컵으로 미생물 오염도 테스트를 했을 때, 식품 안전 기준 200 RLU 보다 현저히 낮고, 일회용컵 새제품을 뜯어서 테스트한 수치인 125 RLU 보다도 낮은 19 RLU 로 측정되었습니다. 트래쉬버스터즈가 세척한 다회용기가 일회용품보다 10배 가까이 깨끗하죠.

6. 다회용기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문화를 만들고 편리하게 참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비즈니스 쪽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펼치기 위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있고,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이라던가 활동을 통해서 많은 분들과 함께 참여하고 재밌게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하고 있어요. B2B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용자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것이 트래쉬버스터즈의 힘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7. 트래쉬버스터즈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저희를 통해 영감을 받거나, 변화했다고 말씀해주시는 일들이 종종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것도

(다회용기 서비스)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이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신다거나 하는 거죠. 또  축제 현장에 있다 보면, 트래쉬버스터즈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다면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러면 저도 모르게 허리를 펴고 자세를 바르게 하게 되죠. 그런 일들이 저희를 계속 지탱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사내 카페 ⓒ트래쉬버스터즈
 

8. 다회용기 서비스를 운영하시다 보니 환경에 더더욱 관심이 커지셨을 것 같아요. 음식 산업과 관련하여 공유해주실 환경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최근 플라스틱 소재에 대해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가 있습니다.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든 ‘나가오카 겐메이’ 대표도 그런 메시지를 담은 전시도 했고요. 저희 생각도 비슷합니다. 음식 산업에서는 분명 플라스틱이 유용하게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회용일 필요는 없죠. 물건을 재사용한다는 것은, 다회용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서로 확장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물건은 계속해서 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요. 사실 음식산업에 대한 환경 인사이트라고 물으셨지만, 대단한 인사이트는 떠오르지 않네요. 다만 트래쉬버스터즈는 다회용기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기 때문에 ‘일회용품을 대체할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웃음)

9. 트래쉬버스터즈가 꾸는 꿈, 앞으로의 목표는?

물건을 재사용하는 문화가 당연해지고, 트래쉬버스터즈가 다양한 곳에서 더 많은 분들과 유쾌하고 즐겁게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건 좀 큰 비전일 것 같고요.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영역과 지역에 대한 확장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죠. 하지만 모두와 함께 한다면,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10. 끝으로, 대표님이 생각하는 문화다양성은?

나에게 문화다양성이란,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이다.
-트래쉬버스터즈 대표 곽재원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 
서울시 산하기관에 축제 감독으로 일하며 축제 현장의 쓰레기 문제를 발견하고, 2019년에 <트래쉬버스터즈>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대표 곽재원입니다. 지금까지 총 6백만 개가 넘는 일회용품을 줄였고 곧 천만 개를 돌파할 예정입니다.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실질적인 환경 변화를 시도하고, 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또 행동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정말로 가능해?' '어렵지 않아?' '안 될 것 같은데?'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와 트래쉬버스터즈는 슬로건 'It’s not a big deal!'처럼 유쾌하고 즐겁게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