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인터뷰

문화다양성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해 매월 특정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K-콘텐츠 중에서도 웹드라마 제작을 활발히 하고 계시는 한다원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1. 안녕하세요. 한다원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뮤드에서 연출로 활동하고 있는 한다원입니다.
저희 회사는 모두 일인다역을 소화해 내고 있다 보니, 저 역시 작가, 편집, 제작, CG 등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뮤드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고요(웃음).

2. 많은 콘텐츠 장르 중에 특히 웹드라마 제작사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엔 제작사를 만들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진 않았어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잠깐 쉬는 시간에, 혹은 이동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현상을 보게 되었죠. 저 또한 마찬가지로 유튜브를 보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더라고요.
TV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간보다 웹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왜 TV 드라마의 퀄리티로
웹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커졌고
어릴 적에 저에게 꿈을 갖게 만들어 준 여러 드라마처럼 시청자들에게 높은 퀄리티에 작품을 쉽고 더 많이 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3. 웹드라마 제작 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작업할 때 어려웠던 일화가 있을까요?

우선, 웹드라마 제작은 기획을 시작으로 대본 작업 그리고 캐스팅, 촬영 그 후 편집 과정을 거칩니다.
사실상 드라마와 제작 과정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기획에 맞는 대본을 작업하고, 그에 맞는 좋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또 리딩과 장소 그리고 작품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프리기간을 거친 후 촬영에 임합니다. 그리고 후반에 편집 과정을 거친 후 웹드라마가 나옵니다.

가장 어려웠던 일화라면, 역시 장소를 구하거나 제작비를 충당하는 것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웹드라마이다 보니, 제작비가 여의찮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퀄리티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힘들게 작업한 때가 많습니다. 어느 순간 이렇게 하는 게 맞냐는 생각이 든 적도 많습니다. 꼭 성공할 거라면서 양해를 구하고 꼭 이번 작품으로 잘될 거라면서 배우들이나 장소를 제공해 주신 분들께 말씀드릴 때 항상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 중의 하나는 제작비가 부족해서 내가 벌지 못하더라도, 스태프들에게는 작은 돈이라도 줘야 한다면서 택배 알바를 촬영 감독님과 함께한 적도 있었어요.
그날 아침이 되어서야 끝날 때 같이 밥 한 그릇 먹으면서도 우리 성공하자면서 웃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제작사 뮤드의 웹드라마 촬영현장 ⓒ한다원제공

4.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발행되는 만큼, 일반 TV 드라마와는 타겟을 달리할 것도 같습니다. 웹드라마만의 차별점에는 어떤 점들이 있나요?

아무래도 유튜브가 메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만큼 10대~20대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빠른 전개와 스피드 그리고 학생들이 등장하거나 혹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로맨스나 로맨스 코미디 위주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5. 웹드라마 제작사 ‘뮤드’를 운영하시면서 10여 개 이상의 시리즈를 제작해 오셨는데요. 웹드라마 제작 시에 소재 및 제작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위의 대답과 딱 상반되는 대답일 것 같아요. 저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일반적인 로맨스, 로맨스 코미디로 만든다기보다는 저희가 겪어왔던 주제들을 다루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열일곱에 동거 중>이라는 작품의 경우, 제가 10대 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다면 어땠을까를 고민하면서 만든 이야기예요. 
주인공 이나는 학교에서는 꾸밀 줄 아는 소문난 모범생이지만, 집에서는 잘 씻지도 않고 소위 덕질을 일삼아요. 집 안에서의 본 모습을 학교 친구들에게는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 주인공이 우연히 엄마 친구 아들에게 본 모습을 들키게 되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게 돼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것처럼, 저희가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메세지가 아닐까 싶어요. 양산형으로 만드는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를 만들더라도 공감이 가고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 선정 기준으로 잡는 것 같습니다.

6. K-컬처 전반적으로, 그리고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K-드라마가 글로벌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K-드라마의 성공 포인트와 이후에는 다양성의 반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K-드라마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훌륭한 연기력과 연출력 대본의 기획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빠르고, 격정적이고, 한 맺힌 스토리들을 다 모아 놓은 것 또한 하나의 즐길 거리라고 생각도 하고요.

지금 한국의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가 된 것처럼 앞으로의 방향도 한국 본연의 것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외에 좋은 콘텐츠들이 많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고유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것은 살리면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너무나 많은 선배님께서 잘해주시고 저 또한 잘 배우고 있습니다.

제작사 뮤드의 웹드라마 <미녀> ⓒ한다원제공

7. 최근에 K-웹드라마 어워드에서 황금해나루상(대상)을 작품 <미녀>가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웹드라마 제작사를 운영하시면서, 작업하신 K-웹드라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다시금 생각해 봐도 <미녀>가 제 작품 중에 가장 큰 고난이자 행복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판타지 장르를 써서 연출과 CG 작업까지 시도해 봤는데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제작비 문제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물론 그렇다고 넉넉하게 찍은 것은 아닙니다) 머릿속에 있던 텍스트와 이미지가 실제 영상으로 구현되었을 때의 희열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미녀>라는 작품이 저에게 정말 큰 의미였던 이유는 제가 너무 힘들 때 쓴 글이었는데, 그 내용 중에 ‘신은 존재하지만, 인간에게 장난을 치고, 시험에 빠뜨린다. 그리고 인간은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자신이 타고난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였어요.
 
제가 가장 힘들 때 도희, 다빛이 두 여자가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정말 크게 와 닿았습니다. 결말 이후의 이야기는 말씀드릴 수 없고, 댓글들에서도 어떻게 된 거냐며 
궁금해하시지만, 각자의 해석에 따라 결말은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원하던 포인트입니다. 댓글에서 보면 정말 여러 가지로 재밌는 해석을 하시더라고요.
 
제작 의도와 시청자에게 전달될 내용들이 잘 전해진 것 같아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8. 제작사 대표로서, 그리고 연출가로서 아주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향후 계획에 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작품 준비를 하고 있고, 늦어도 6월 정도에는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드라마 장르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뮤지컬 드라마라고 해서 오글거리고 오버스러운 작품이 아닌, 사람들에게 하여금 즐겁거나, 행복하거나, 슬픔을 위로해 주는 정말 보고 싶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어릴 적에 꿈을 꾸게 만들어 준 <글리(glee)>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을 통해 제가 힘들던 학창 생활을 견딜 수 있었어요. 그런 것처럼 누군가에겐 콘텐츠라는 것이 희망이고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투영하는 작품이 되는 거죠. 그런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

제작사 뮤드의 웹드라마 촬영현장 ⓒ한다원제공

9.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참 많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소통을 진행해야만 원활히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다원 대표님만의 네트워킹 노하우가 있을까요?
 
제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그렇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는 게 제일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라는 장르는 시시각각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들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 상황이 생긴다면 저는 제 연출에서 포기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한정적인 제작비 그리고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나뉘는 현장이기에 거기에서 제가 정해 놓은 연출만 고집한다면 그 작품은 촬영이 안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빠르게 판단합니다. 현재 씬을 비가 오는 씬으로 바꾸고 후반 녹음으로 하겠다는 형식을 취하거나, 실내 씬을 먼저 찍고 경과를 보거나, 혹은 이와 비슷한 장소를 휴차 때 다른 곳을 찾아서 다시 찍는 겁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쉬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문제 상황이 발생함과 동시에 판단을 내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에요. 

지금은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10분에서 20분 내로는 결정을 끝내는 편입니다.
오래 고민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시간만 지연되어 모두에게 피로감을 안겨준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달았거든요. 

빠른 의사결정과 정확한 대답이 여러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저만의 노하우인 것 같아요. 

10. 한다원 대표님이 생각하는 문화다양성에 대한 나름의 정의는?

오색찬란한 물감의 파도다.

한다원
당신의 드라마를 만들다.
Make Ur Drama 뮤드(Mu:D)의 대표이자 연출가.
뉴미디어 분야의 연출,편집,대본,기획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새로운 뉴미디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뮤지컬,연극,광고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