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인터뷰
문화다양성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해 매월 특정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드라마화가 확정된 웹소설 원작의 웹툰 <중증외상센터 : 골든타임> 작가님이자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홍비치라 작가님을 만나봤습니다.
1.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에서 작년 12월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 작품을 마치고 차기작 준비하고 있는 9년차 웹툰 작가이자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인 홍비치라입니다.
2.'메디컬 일러스트'라는 독자적인 분야가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어떤 일러스트인지, 또 어떻게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길을 걷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좌) 학회지에 실렸던 메디컬 일러스트 , (우) 간이식 메디컬 일러스트 ⓒ홍비치라
메디컬 일러스트는 병원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인체 해부도나 수술 과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놓은 의학 그림이죠.
대학 졸업하고 코엑스에서 열린 성형학 세미나에서 의사 선생님을 상대로 캐리커처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 의사 선생님께서 저에게 “혹시 메디컬 일러스트도 그릴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셨고 저는 “네, 해볼게요!”라고 시작했죠. 그땐 뭔지도 잘 몰랐었어요. 막상 해보니 어렵기도 어려웠죠. 그림 하나당 수정을 100번 넘게 했었으니까요. 의사 선생님과 기나긴 소통과 노력 끝에 작품을 완성해 나아갔고 그 작품들이 세계 성형학 세미나에서 논문발표 되면서 의술의 대가들에게 극찬을 받았어요. 우연한 만남에 노력을 기울였더니 운명 같은 축복이 된 거죠.
저는 의사 선생님들이 만족할 만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수정을 해드려요. 의학은 정확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가 구현될 때까지 노력합니다. 그렇게 노력해온 것들이 웹툰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3. 대표작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을 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시 준비했던 작품 5개 정도가 모두 엎어지고, 생활비도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정말 한 줄기 빛처럼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의 원작가 한산이가 작가님(이낙준 선생님)이 유튜브 닥터프렌즈에서 본인의 소설을 웹툰화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자 뭔가 찌릿한 촉이 느껴졌습니다. 당장 소설을 찾아 읽어보았고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고는 이 작품에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내가 반드시 그려야 한다. ’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어요.
그리고 주인공인 백강혁을 1시간 만에 그려 원작자인 한산이가 작가님께 저의 소개와 함께 보냈고, 메디컬일러스트 겸 웹툰 작가인 저의 경력과 그림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그분의 작품을 맡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4일만 늦게 연락했으면 다른 작가님이 이 작품을 하실 뻔하셨다는군요. 다행이긴 한데 사실 별로 걱정 안 했어요. 만일 경쟁한다고 해도 저보다 이 작품을 잘할 사람은 없을 거라 자신했거든요. 왜냐면 이 작품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렸으니까요. 작품을 일로 본 게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었어요. 작가가 작품을 사랑하면 그 작품은 질적으로 달라져요. 그래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4. 웹툰작가님들의 작업 강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도 장르적 특성상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당시 작가님의 작업 루틴과 건강한 작업을 위한 비법이 있다면 어떤 것 인지 궁금합니다.
연재 당시에 작업 강도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의 시간이었어요. 저는 각색부터 마무리까지 컬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작업을 저 혼자 하거든요. 그래서 작품 초반에는 하루도 못 쉬고 하루 17시간, 마감날은 22시간 일했고 연재 중후반부터는 하루 15시간 정도 일했어요.
이 웹툰은 특히 의학적인 고증도 매우 필요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했거든요.
스트레스 관리의 경우 헬스를 하면서 해소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을 못 가서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거나 작은 취미들(악기 연습, 소품 만들기, 게임 등)을 잠깐씩 하면서 해소했어요. 친구나 가족을 만날 시간은 없어서 많이 외로웠죠. 그래서 연재가 끝난 지금 열심히 사람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면서 회복 중입니다.
5. 원작 소설을 웹툰화하며(각색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또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 받았던 비결을 꼽는다면?
부천만화축제 당시 한산이가 작가님과 함께 (제공=홍비치라)
작품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산이가 작가님께서 웹툰에 대한 건 저에게 온전히 맡겨주셨어요. 웹툰에 있어서는 제가 전문가니까 믿어주신 거죠. 저도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최대한 원작을 살리며 각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한산이가 작가님께 각색내용이 괜찮은지 검수도 받았었고요.
다행히 한산이가 작가님께서 제가 각색한 부분을 마음에 들어 해주셨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한산이가 작가님이 의사 선생님이셔서 의학적인 부분에서 고증도 너무 편하게 소통했습니다. 소통이 정말 중요한 게 주간연재라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수정하거나 보강하고 넘어가야 다음 작업도 윤활해지거든요. 저는 한 번에 한산이가 작가님과 소통하니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궁금하거나 작품에 필요한 건 바로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갔습니다.
한산이가 작가님은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 웹툰을 보시고는, 웹소설은 글로 표현하고 독자들이 이미지를 각자 상상하기에 해상도가 낮다면, 웹툰은 이미지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디테일과 정성이 들어가야하는 해상도 높은 작업임을 알게 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군인이 행군하다가 사고가 났다’라는 소설의 장면이 있을 때 웹툰에서는 해군인지 육군인지, 계급은 뭔지, 총기의 생김새는 어떤지 모든 이미지적인 것을 찾아내어 그려야 합니다. 그래서 아주 많은 공부와 정성이 들어가죠. 제가 밤낮없이 작품을 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항상 안타까워하시면서도 고마워하셨어요.
그렇게 3년을 한산이가 작가님의 믿음과 조언을 감사히 받으며 웹툰의 호흡으로 독자님들을 최대한 만족시키려고 노력했고 그로 인해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6. 요즘은 노블코믹스가 스튜디오 체제로 작업되고 있는데, 작가님께서는 이 작업들을 3년이 넘게 거의 혼자서 이끌어 오셨더라구요. 3년의 장기 연재를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웹툰 연재는 긴 장기여행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거든요.
이전 작품들은 1년씩 연재했었는데 중증외상센터 작품은 3년 정도 되는 연재량이라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3년 뒤에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작품에 들어갔습니다.
길고 외로운 작업의 나날들이었지만 독자님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의 댓글을 보고 큰 힘을 얻었어요. 어떤 분은 제가 그린 웹툰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낙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몇몇 학생들은 주인공 백강혁과 같은 훌륭한 외과의사를 꿈꾸게 되었다고 하였죠.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가치있고 좋은 영향을 주는 웹툰이니 멋지게 완성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어요.
한 회, 한 회 그릴 때 마다 독자님들의 반응을 보며 행복하게 그렸어요. 독자님들이 제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죠.
그래서 그 3년이 저에겐 그 어떤 시간들보다 값진 나날들이었습니다. 연재가 끝난 지금 독자님들이 참 그리워요.
7. 최근 '중증외상센터' 드라마 제작 확정과 캐스팅 소식이 있었는데요.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일 작품을 기다리는 소감도 궁금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화가 진행되고 정말 한산이가 작가님이나 저나 너무 들뜨고 즐거워하고 있어요. 드라마화는 작가들에게 정말 꿈같은 일이거든요. 제가 그린 캐릭터가 사람이 되어 현실 세계로 온 느낌이잖아요.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한 일이죠.
예전에 부천만화축제에서 랜선 팬 미팅을 열어주셨는데 그때 “가상캐스팅을 해본다면 주인공 백강혁에 누가 캐스팅되었으면 하냐?”이라는 질문에서 제가 그린 이미지상으로 보았을 때 주지훈 배우님이 잘 어울리실 것 같다는 답을 했었어요. 키나 나이, 얼굴 이미지나 카리스마 같은 요소들이 정말 백강혁이랑 찰떡같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주지훈 님이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너무 놀라고 감사했어요.
10년쯤 전에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일기를 썼었는데 그중 하나가 내 작품이 드라마화되는 것이었어요. 정말 현실이 되었네요. 기쁘고 감사해요.
8. 9년차 웹툰 작가로서 앞으로 지속가능한 작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웹툰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 이미지 ⓒ홍비치라
어디선가 들었는데 만화가의 직업수명이 평균 5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9년 차라는 게 참으로 감사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작품을 독자님께 보여드려야 작가로서 더 오래 일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됩니다.
웹툰 업계는 ‘압정구조’라고 표현될 정도로 유명작가와 무명 작가의 차이가 큽니다. 정말 소수의 작가가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죠. 다행인 것은 노력과 운때가 맞아서 떨어진다면 무명의 세월을 벗어던지고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도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만나기 전까지는 힘든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어요. 정말 감사할 일이죠. 하지만 이 업계가 냉정한 것이 아무리 히트 작가라고 해도 다음 작품이 재미없거나 독자들에게 외면받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살아남기 위한 조언으로 현실적인 몇 가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독자가 원하는 작가가 되어라.
작가는 플랫폼에 작품을 올립니다. 독자님들은 인기 있고 재미있는 작품을 사서 보죠. 플랫폼은 기업이기에 수익을 내는 작가를 원합니다.
독자님들이 재미있어서 못 견디고 결재해 볼 정도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작가가 되어야 합니다. 인기 작가는 살아남죠.
2) 실력으로 인정받아라.
사람은 각기 재능이 다릅니다. 웹툰 작가도 극작가, 대본 작가, 그림작가, 채색작가 등등 요즘은 파트가 많이 나뉘어 공동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소화해 혼자 작업하는 분들도 있죠. 자신의 재능을 독자든 플랫폼이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으로 만든다면 절대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겁니다. 항상 실력자들은 부족한 법이니까요.
3) 1%가 되어라.
웹툰은 정말 다양한 장르가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장르와 소재에 있어서만큼은 1%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어느 분야든 1%는 반드시 살아남습니다. 실력을 갖추면 자신감을 느끼게 되고 독자님들은 그것을 알아본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흔한 로맨스 장르로 작품을 한다고 해도 소재나 그림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는 작품을 선보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중증외상센터를 하기 전, 무명 작가로 5년 정도 지내오면서 웹툰 업계가 점점 작가들의 권리와 이익은 감소하거나 무시당하고 기업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구조로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어요.
고생은 작가들이 엄청나게 많이 하는데 중간에서 업체들이 수수료라는 명목하에 간혹 도가 지나칠 정도로 너무나 많이 가져가고 있거든요. 계약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계약이 판을 치고 있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제가 가르친 제자나 가족 중 한 명이 웹툰 작가의 길을 가려고 하였어요. 저는 그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작가 활동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웹툰 작가협회에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하면 조금이나마 바뀌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9. 현재 웹툰작가협회 이사로 건강한 웹툰계를 조성하기 위한 목소리도 내고 계신데, 어떠한 활동을 하고계신지 또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기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명작가로도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업계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웹툰업계가 산업화 되면서 창작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권리보다 기업의 권리도 함께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업(플랫폼)이 책정한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라든가 상대적으로 계약 같은 행위에 전문성이 부족한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계약이 이루어진다든가 하는 부작용들이 생겨났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나 가족들이 웹툰작가의 길을 걷겠다고 하니,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작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웹툰작가협회 소속으로 더 건강한 웹툰업계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최근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님의 별세소식을 듣고 분노했었습니다. 생전에 두 세 번 정도 뵈었는데 제가 여태 만난 사람들 중에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다정하고 좋은 분이셨어요. 그런 분이 가족을 등지고 떠나실 정도로 큰 고통 속에서 사셨다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이런 비극은 다시 일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출판사 앞 1인 시위를 하기도 했고, 같은 작가로서 이우영 작가님의 한을 풀어드리고자 개인적으로도 노력 중입니다.
저는 작가나 기업 한쪽만 이득을 보는 체계가 아니라 함께 공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궁극적으로는 작가가 행복하게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을 독자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10. 넷플릭스 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에 웹툰에 대한 인지도가 커져 가는데요. 드라마화를 했을 때, 웹툰의 강점과 K-드라마가 특별히 웹툰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웹툰은 저자본으로 다양한 규모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콘텐츠입니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동시에 보이기에 메시지를 정확하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죠. 또한 2차 콘텐츠인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 전, 흥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좋은 원작과 그 팬들은 2차 콘텐츠를 보고 즐길 확률이 높으니까요. 소재나 캐릭터, 장르도 다양하므로 웹툰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드라마와 영화가 되어갈 겁니다.
11. 최근 해외에서도 한국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작품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런칭되고 있는데요. 풍부한 다양성을 지닌 K-웹툰의 미래를 위해 추후 보완, 개선됐으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을 짚어주신다면?
요즘 웹툰 플랫폼들을 들여다보면 예전보다 다양성이 줄어든 것 같아요. 유행하는 소재들이 즐비하고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수익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다채롭고 가치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국가 측면에서 작가에 대한 지원이나 작업환경 개선에도 힘을 써주었으면 해요. 많은 작가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든요. 이 분야에 많은 연구와 데이터를 축적하여 복지 혜택을 늘려주시고 작가들이 멋지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2. 웹툰 작가로서 다양한 관점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작가는 공감 능력이 중요합니다. 웹툰에는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는데 모두 각자의 욕망과 정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쪽 캐릭터만 이해하고 쓴다면 편협하고 재미없는 작품이 되겠죠. 다양한 캐릭터들의 생각과 행동을 개연성 있게 표현하였을 때 작품은 설득력과 재미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성격유형이나 나라별 사람들의 특징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그런 특성들은 작품을 만들 때 아주 좋은 소재가 됩니다. 이처럼 문화든 사람이든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더 많은 대중을 이해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3. 나에게 문화 다양성이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때때로 융합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는 흐름이다.
문화란 정말 다양한데 그것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이란 것도 인간의 한 기준에 불과 한 것이니까요. 그렇기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합니다. 또한 문화라는 것은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물과 물이 흐르며 만나듯 때로는 융합하고 갈라지며 새로운 것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문화의 흐름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쪽으로 계속해서 진화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비치라
상명대학교 출판만화과를 졸업하고,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동시에 2014년 ~ 2015년에 웹툰 <카사노받의 키스>로 데뷔하였다. 2019년 ~ 2022년 네이버 웹툰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인기리에 연재한 작가이자 현재 한국웹툰작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