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늘다양 조맑음) 첨부이미지 : 4.png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으나, 인디 음악을 막연하게 많이 듣던 때가 있다. 아무래도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사람들이 잘 안 듣는 노래를 찾아서 듣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신나거나 듣기만 해도 춤을 추게 되는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고 하면, 키가 조금씩 더 커질수록 듣는 음악의 폭도 넓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인디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애당초 인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서 듣게 된 게 나의 인디 경험의 첫 시작이었다. 그러한 검색 행위는 마이너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소위 말해 ‘디깅’이라는 행위였다.
 
인디에 대한 정의는 ‘인디 붐’이 생기면서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는 자본에서 독립되어 아티스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며 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노래를 의미한다. 인디는 밴드나 아티스트를 몇몇 사례를 말하자면, 레이블에 독립돼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명한 가수 혹은 그룹은 무척 많다. 대표적인 사람들은 말하자면, ‘장기하와 얼굴들’, ‘자우림’, ‘언니네 이발관’ 등이 있고, 누구나 한 번쯤은 그들의 노래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

 

우린 살면서 한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일이 딱히 없다. 친밀한 관계를 맺거나 아주 오래 대화하지 않는 이상, 내 인생에 그저 스쳐 지나가는 행인 1보다도 못한 것이 사람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옷깃마저도 스치기 어려운 게 좁은 지구라고 느끼고 있다.
한 다리 건너서 알 수도 있기 때문에 지인의 지인은 아주 먼 사이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작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만큼 자세히 듣는 건 꽤 희귀한 경험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인디를 찾는 이유는, 나와 같은 경험을 했던 또 다른 사람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문득 그리울 때 찾아 듣게 되는 것 같다. 아티스트는 보통 자기 삶의 녹아든 경험에 대해 진솔한 단어로 표현을 하고, 청자는 그걸 열심히 듣는다. 나에겐 인디란 그런 의미였다.
 

검정치마 'TEAM BABY' 앨범 커버 사진 ⓒ예스24

 

하지만, 방송을 출연하거나 팬들과 어울려 매체에 노출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인디가 아닌 것이 아니라, 모든 영감의 원천이 아티스트에게서 비롯된다면 무엇이든 인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히피 머리에 개성이 넘치는 뮤지션만이 그 수식어를 누릴 수 있다고 편견을 가졌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한 요즘 나의 시선에서는 인디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창구로서 역할을 한다고 정의한다. 인디 음악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미가 있겠지만, 자기의 생각과 경험 등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면, 누구든 인디 음악의 가수가 될 수 있다. 인디 음악 중에서도 최근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자주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친근해진 인디의 아이콘 ‘검정치마’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앨범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작사와 작곡을 직접 할 뿐만 아니라 콘서트 기획, 굿즈 제작 또한 검정치마의 주축인 조휴일의 손을 무조건 거친다고 알고 있다. 하나의 앨범은 조휴일의 인생을 논하곤 한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할 때의 조휴일, 외국에서의 생활 속 조휴일 등 본래의 자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조휴일이 보여준 인디만의 맛이라고 여긴다.

 

김현창 '내 파랑은 항상 검정에 무너져왔어요' 앨범 커버 사진 ⓒ네이버바이브

 

나는 이러한 이유로 더욱 인디를 놓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무조건적인 밝음과 응원을 지속하지 않은 것. 무덤덤하게 현재의 상태를 얘기하며, 누군가에게 “나도 그랬어, 그러니 우리 일어나보자”와 같은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것은 인디만이 전해줄 수 있는 따듯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생각이 나는 건 김현창의 ‘아침만 남겨주고’이다. 우울한 노래를 찾았던 나 역시 제일 어두울 때 다음 날 아침이 오는 것조차 싫은 날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내 귀에 걸린 아침만 남겨주고 속 가사는 “네가 되어서 아무도 없는 밤을 대신 새어주고, 볕이 드는 아침만 남겨주고 싶어요” 라는 말이었다. 김현창이 전해주는 위로 덕에 오지 않았으면 하는 아침이 조금은 기대가 되기도 했다.

 

기타에 붙인 김현장 앨범 스티커 ⓒ조맑음

 

어떠한 이야기든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디 음악만이 가지는 강점이다. 그래서 난 울적한 마음을 달랠 때도, 하나의 일에 몰두하고 싶을 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계속 인디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인디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쉽게 그만둘 수 없게 된다. 새로운 사람의 또 다른 이야기가 다양한 소재들로 끊임없이 세상에 등장하기에 인디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