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대학생의 주거 유형 다양성 첨부이미지 : 썸네일10-7.png

예로부터 인간이 외부의 위협이나 불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 집이었다. 그만큼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주거’는 인간의 3대 필수요소로 꼽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 ‘주거’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MZ세대의 주거는 어떨까? 
MZ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상을 바라보는 MZ’s pick!
대학생 MZ세대의 더욱 자세하고 세밀한 주거 이야기를 들어보자.*'문화다양성 가보자고'는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늘다양 2기'가 직접 기획하고 구성한 콘텐츠입니다.

 

1. 슬기로운 통학 생활 / 추천인 손정민

대학생인 나는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어 왕복 4시간 정도 통학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동 시간이 길어서 학교를 다녀오는 것만으로 힘이 들었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통학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본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문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서 등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다양한 등교 방법을 취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통학 생활을 곱씹어볼 수 있었다. 비록 비자발적인 이유였지만, 가족과 함께
안락한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이 나에게는긴 이동 시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나는 좀더
슬기롭게 통학하려고 노력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책을 읽거나, 유튜브로 관심사와 관련된 영상을 시청하면서 무료함을 날려 보냈다. 또 대중교통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자 노트북을 늘 갖고 다녔다. 점차 긴 통학에 적응되었고, 이 생활에 애정이 생겼다. 앞으로도 나는 나에게 맞는 생활방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것이다.

 

2. 장단점이 공존하는 주거형태기숙사 / 추천인 나유민

기숙사는 학교에서 멀리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원활한 학습을 위해 거리상 부담을 줄이고, 숙식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부담도 줄여줘 집이 먼 많은 학생들이 교내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다.
    
2022년이 되고 비대면 수업이 대면 수업으로 대부분 전환되면서, 1시간 30분 거리를 통학해야 상황에 놓인 나는 통학을 할지, 자취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통학 시간이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나는 매일 그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매우 아깝게 느껴져 자취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막내딸을 혼자 살게 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이 큰 걱정을 표했다. 그때 기숙사가 좋은 차선책이 되어주었다.
    
기숙사에 한 달 정도 거주해보니 장단점이 있었다. 통금 시간으로 자유로운 외출에 제약이 있었으며, 평생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타인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점에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도 종종 보였다. 또한, 3인실에 거주하는 친구들은 룸메이트와의 마찰로 중도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록 나는 1인실에 거주해 타인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었지만, 관리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제한적인 규칙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숙사에 거주하면 자취를 하는 것보단 경제적 부담이 적어지고, 교내에서 접점이 없는 전공 친구 등 여러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시설 점검과 청소를 시행해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해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큰 장점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관리 받고 있어 안전 문제에 대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1인 가구가 노출될 수 있는 표적 범죄나 혼자 대응하기 버거운 안전 및 응급상황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 여러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숙사에 거주하는 것은 큰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졌다.
    
내가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것은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하루의 끝에 좋은 안식처가 되어주기도 하고,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주거 공간이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주거 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불안전한 경우에서 오는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제약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1인 가구로써 생활해 나가고 있지만 기숙사에서 느낀 것들은 다양한 주거 환경을 생각해보는 경험이 되었다.
 

3. 새로운 경험과 인연을 만드는 집, 대학생 셰어하우스 / 추천인 김상아

셰어하우스는 화장실, 주방 등 공용 공간을 공유하는 공동 주거형식을 말한다. 사실 추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셰어하우스는 이제 대표적인 대학생 주거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대학생의 셰어하우스 주거 문화를 드라마 <청춘시대>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캠퍼스 라이프와 더불어 셰어하우스에서의 삶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방영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각기 다른 개성,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셰어하우스 ‘벨에포크’에서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건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고 난 뒤 주변에는 점차 셰어하우스에 사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아무래도 자취방보다 좀 더 나은 시설을 비용을 나누어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경제적 장점이 가장 컸지만, 그렇게 살아보니 사람이 좋아 계속해서 셰어하우스를 선택한 경우가 제법 많았다. 특히 타지에서 올라와 비슷한 삶을 공유하는 ‘하메’(하우스 메이트) 간의 유대는 상경한 친구들에게 정서적으로 꼭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다. 가족은 아니지만 아플 때 챙겨주고, 시간 맞을 때 끼니를 함께하고, 살림살이를 나누고, &#39;하메&#39;의 인연이 끝나도 계속해서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다는 장점은 셰어하우스가 내 친구들을 포함한 요즘 대학생 MZ세대에게 집 이상의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주변에 유독 이상적인 셰어하우스 사례가 많은 것도 같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의 관점을 넘어, 산업 차원에서도 계속해서 다양한 셰어하우스 브랜드가 확장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셰어하우스나 계약 이후 이사를 편하게 만드는 셰어하우스 플랫폼 등 특수한 편의를 더해 대학생들의 셰어하우스 살이를 돕는 서비스 역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처럼 계속해서 수요가 증가하는 대학생의 셰어하우스에 대해 앞으로도 그 필요와 의미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공간, 1인 가구 오피스텔 / 추천인 장용준

서울살이도 어느덧 삼 년차, 이젠 부모님과 떨어져서 나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제법 익숙하고 오히려 편하다. 본가에서 부모님과 장시간 같이 지내게 되면 내 공간에 대한 청결, 관리 문제로 종종 갈등하곤 한다. 자취를 하기 전까지 나는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독립된 나만의 공간을 꿈꿨다. 밖에 나돌아다니는 성격이긴 하지만, 휴식 시에는 집이라는 안식처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실 자취 전에도 학교 기숙사에서 살면서 여러 불편한 점을 느꼈다. 룸메이트와 같이 살다보면 서로의 수면습관이나 밥 시간 등 각자 삶을 지장 받는다. 그러나 자취를 하다 보니 오로지 내 생활패턴 중심으로 생활해서 편리하고, 완벽한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가꿀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재는 자취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 반째 사실 남들이 봤을 때는 마냥 좋을 줄 알고, 부러워만 한다. 하지만 말 못 할 여러 불편한 점과 고충이 있었다. 무엇보다 자유라는 대가만큼 식사나 물, 전기, 가스비 등을 현실적으로 자급자족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외로움을 잘 안 타더라도 좋든 싫든 집에 사람이 없다 보니 적막함과 공허함이 컸다. 특히 집에 손님들이 한꺼번에 왔다가 나갈 때, 갑자기 빠지는 공허함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름대로 공허함과 적막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집에 스피커나 반려식물을 들여놨다. 

이럴 때 뭔가 혼자 사는 1인가구들의 공허함과 적막함을 줄여줄 수 있는 ‘코리빙하우스’와 같은 ‘1인 가구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기본적인 형태는 1인 가구(주방, 화장실, 개인 방)은 유지하되, 각 가구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공부/
개인적인 작업/ 취미를 같이 즐기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다. 또한 특정 커뮤니티 그룹끼리 결속력이 생긴다면 푸드 셰어링이나 가구 셰어링, 자취생 꿀팁 공유 등 이웃주민의 &#39;정&#39;이 담긴 커뮤니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렇다면 혼자 살지만 혼자 단절되기보다 함께 산다는 느낌을 받으며 개인의 프라이버시, 라이프스타일은 유지되지만 1인 가구 혼자 겪는 외로움 고충들이 많이 해결될 것 같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MZ세대의 입장에서 금전이나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주거란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앞서 다양한 MZ 세대들이 말했던 것처럼 통학, 기숙사, 셰어하우스, 자취 등 점차 다인 가구에서 일인 가구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MZ세대들은 각기 다양한 형태로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주거에 대한 욕구는 과거보다 더욱 더 ‘개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아직은 1인가구를 위한 주거 지원이 부족한 만큼 MZ세대의 주거에 대하여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