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을 품은 인디게임 (박재형 대표) 첨부이미지 : 10.png

 

 

문화다양성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해 매월 특정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장벽을 허문 게임을 개발한 박재형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1. 안녕하세요. 박재형 대표님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드아이스의 대표 박재형입니다. 2019년에 올드아이스를 설립하였고 작년에
<플로리스 다크니스>를 출시 후 꾸준히 게임 개발을 이어오는 중입니다.

2.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각디자인도 재미있었지만 이걸 평생 직업으로 하기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럼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게임 개발에 대한 욕심이 있어 한번 공부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창작을 하는 직업 대부분이 그렇지만 게임 개발자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스펙 같은 것보다도 실력이 가장 우선되는 것도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3. 시각 장애인도 즐길 수 있고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굿게임상'의 영광까지 안겨준 <플로리스 다크니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시각디자인과 과제를 할 때 ‘이 작품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시각장애인들은 느낄 수 없을 텐데, 그럼 시각장애인들은 어떤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마침 게임 개발에 대해 공부하던 중이라 ‘그럼 시각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그 후 시간을 들여 고민을 하다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메모를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어떤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지 고민하다 메모해 뒀던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아이디어를 가져와 발전시킨 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박재형 대표의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굿게임상' 수상 사진 ⓒ한스경제

 

4. <플로리스 다크니스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시각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 하는데 과연 그분들도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점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게임이 많이 소개되고 상도 받았지만 개발 초기에는 아무 기대 없이 만든 작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 테스터 분들을 모집하기도 어렵고 조심스러워 적극적이지 못하긴 했습니다.
대신 제가 최대한 그분들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려고 컴퓨터 부팅부터 게임 실행까지도 눈을 가리고 해보았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많이 있다는 걸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데모 버전을 공개했을 때 메일로 재밌게 하셨다는 연락이 와서 뿌듯했었습니다. 그 뒤에도 몇 분께서 연락을 더 주셔서 보람차게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5. 근래에 한국의 인디게임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K-인디게임의 추세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단 전체적으로 게임의 퀄리티가 점점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인디 팀들도 취미보다 전업으로 하는 팀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큰 회사와 언론 등에서도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느껴집니다. 이 관심이 계속 이어져서 다양하고 멋진 인디게임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플로리스 다크니스> 게임 화면 중 ⓒ박재형 대표 제공

 

6. 게임 개발사 올드아이스의 대표로서 작년에 인디게임 축제 버닝비버 2023’에 참가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다양한 인디게임 축제에서 어떤 점들이 인상적이었나요?
사실 올해 8월 BIC에서 처음 전시를 하기 전까지 게임 행사를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 멀리까지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란 생각이 들어서였는데 전시장에 가서 직접 체험해 보니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전시를 못 하더라도 전시회에 방문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처음 전시를 했을 때 전시회에 계셨던 분들이 모두 다 실력이 뛰어나셔서 놀랐습니다. 제 게임이 특이하긴 하지만 이런 분들의 게임이랑 견줘도 될만한 게임인지 의문이 들어 좀 민망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제 게임을 응원해 주시고 재밌게 해주시는 분들을 보고 주눅 들지 않고 성실하게 게임을 소개하였습니다.
 
7.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영향을 준 게임이나 사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입니다. 처음 개발에 뛰어들 때도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플로리스 다크니스> 이전에 개발하던 게임도 <젤다의 전설>과 비슷한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이었고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장르 중에 액션 어드벤처가 있는 것도 <젤다의 전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8. K-게임과 문화다양성은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특이한 문화를 가진 집단으로 취급했지만 지금은 대세가 되었고, 게임에선 획일화된 것들이 많이 나오지만 다양성을 존중하는 부분도 있는 등 한국의 게임과 문화다양성은 복잡미묘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터널 리턴>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실존하는 각 국가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도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점점 더 문화다양성을 신경 쓴다는 것이 느껴져 보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키비주얼 ⓒ박재형 대표 제공

 

9. 인디게임 개발을 계속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희망을 얻었던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재밌고 사람들이 좋아할까?’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분들이 재밌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들을 때에는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어도 괜찮겠구나.’ 라는 희망을 얻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취미가 아니라 전업으로 게임 개발을 하는 만큼 수익성도 고민을 합니다.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수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재미‘인 것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10. 대표님이 생각하는 문화다양성이란 무엇인가요?
푸드코트.
세계의 다양한 문화 중 식문화를 가장 좋아해서 식당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특정 지역에 비슷한 메뉴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장소에 여러 식당이 공존하는 모습이 문화다양성과 닮아 보였습니다.

 

 

박재형
2019년 올드아이스를 설립 후 게임 개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3년 <플로리스 다크니스> 출시 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 게임상' 수상 및 BIC, 버닝비버 등 여러 게임 전시회에도 
참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