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나요?
‘어린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나요?
저는 아직은 미성숙하여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큰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10월 15일, 구로문화재단에서 주최한 2023 몰두실험실 전시회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나요?’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학교 안에서는 주체성을 가진 시민으로 존중받지만, 학교 밖에서는
‘미완성된 인간’ 정도로 취급되는 ‘어린이’를 향한 수동적 관점을 전환하기 위해 진행된 행사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어린이의 자기 결정권과 책임을 존중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기존 관점의 변화를 꾀했습니다.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지지한 이 전시회는 어린이들의 손길로 완성되었습니다. 어린이 작가님들이 직접 자신의 전시 부스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또 책임을 지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18명의 작가님이 참여하였고, 각자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새로운 형태의 참여 이벤트를 기획하여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회에 입장을 하면서부터 이번 전시회의 첫 번째 키워드인 ‘수평적 구조’에 대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와 성인 크루는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수평어를 사용하여 서로를 존중하며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전시회를 안내받을 수 있는 안내소에도 크루와 어린이 모두 함께 전시회에 찾아오는 분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경험한 전시회 부스에서도 크루와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스 체험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연령대의 분들도 서로에게 수평어를 사용하며 어린이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와 크루가 모두 멜빵바지를 입은 모습 또한 어른과 어린이의 차이를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팔레트 작가님의 ‘팔레트의 색칠’ 부스를 체험해 보았습니다. 이 체험에서는 이 전시회의 두 번째 키워드인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사람’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체험한 ‘팔레트의 색칠’ 부스는 팔레트에 그려진 작가님의 그림을 제가 직접 색칠해 보는 부스였습니다. 오랜 시간 부스 곁에서 취재한 결과, 팔레트에 그려진 그림이 소진될 때마다 작가님이 직접 현장에서 새로운 그림을 추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어느 정도 수량의 팔레트를 미리 준비해 둘 것인지, 어떤 규칙으로 부스를 진행할 것인지 세세한 모든 부분을 작가님이 직접 결정하여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모습은 어린이 스스로 주체적인 판단을 통해 자기 행동을 결정하는 모습이었으며, 어린이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관점에 틈을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참여 부스는 크게 체험존과 게임존으로 나누어졌는데, 두 전시의 분위기가 굉장히 달랐습니다. 체험존은 부스를 운영하는 작가님을 비롯하여 부스에 참여하는 분들의 분위기 또한 집중력이 높고, 세심한 분위기였지만, 게임존은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두 곳의 공통점은 모두 전시를 진행하는 작가가 열심히 부스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구성한 부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부스 참여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손님들은 부스를 체험하고 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스티커를 모아 증정 상품을 받아 갈 수 있었습니다.
참여 작가들은 이런 스티커 제도를 활용해 자신의 부스를 더욱 홍보하였고, 자신의 부스를 체험한 분들에게 스티커를 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작가들의 노력 덕분에 전시회에 대한 참여도 또한 높아진 것 같습니다. 전시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지나가던 사람들도 작가들의 홍보 덕에 전시에 궁금증을 가지고 홍보 책자를 집어 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린이 작가들이 직접 구성한 부스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직접 부스 체험을 해보며 작가들이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이를 성인 이전의 단계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더욱 많아질수록 어린이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문화가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