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MZ그림일기'는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늘다양 3기'가 직접 기획하고 구성한 콘텐츠입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한국영화를 정해 소개했다. 팬덤 문화, 디아스포라, 화면해설영화, 독립영화를 내세우며 각자가 좋아하는 영화 소개와 더불어 그 이유를 언급하게 되었다. 글을 천천히 음미하며 소개된 영화와 문화 다양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늘다양이 좋아하는 영화와 이유를 돌이켜보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와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 다양성은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팬덤문화 #성덕
누구나 한 번쯤은 깊게 누군가를 좋아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학창 시절에는 열렬히 가수나 배우를 좋아하던 추억이 있다. 소위 말해 ‘덕질’을 하는 학생 팬들이 꽤 많았다. 2000년 후반은 아이돌과 가수들의 활동이 방송에서 활발했고, K-pop 팬덤 문화의 절정이었다. 그 나이엔 사랑하는 마음도 젊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범죄’에 연루된다면 그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들도 되려 마음이 불편해지며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 바로 이 상황을 생생하게 담은 영화가 <성덕>이다.
기존의 가상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상업 영화가 아닌 감독 자신의 예전 덕질의 경험을 녹여낸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다. 감독은 덕질을 했던 동료들을 찾아가,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을 좋아한 경험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생각보다 우리 삶의 많은 것을 앗아가며 지난날의 추억까지도 의심하게 만든다.
성공한 덕후였지만, 덕질 대상의 행동으로 과거가 바뀌어 버린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준다. 기존의 영화보다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라 감독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본 것 같은 작품이었다.
영화 <성덕> 포스터 ⓒDAUM 영화
#디아스포라 #파친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콘텐츠의 양과 질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어떤 드라마를 감상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다양한 ott 서비스를 오고 가며 줄곧 스크롤만 내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다 문득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ott 서비스를 이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헤매다 드라마 ‘파친코’를 보게 되었다. 파친코는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며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는 이민자 ‘선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데, 이민진 작가도 어릴 적 미국으로 간 이민자라고 한다. 파친코는 4대에 걸친 일본의 재일동포인 ‘자이니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경계인으로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을 ‘이민자’가 그려냈기에 드라마를 감상하면서도 더욱 밀도 높은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민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드라마를 감상하며 이민자의 삶을 배울 수 있었고, 그들의 삶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파친코를 통해 삶의 시야가 넓어진 것을 느껴 최근 감상한 드라마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파친코> 포스터 ⓒ애플TV
#화면해설영화 #밀수
한국장애인재단에서 활동할 때 상영회에 초대받았던 기억이 난다. 배우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 ‘밀수’였다. 이 영화가 특히나 기억에 남는 것은 평범한 상영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 밀수는 제주의 해녀들이 밀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밀수하다 부모님을 잃은 해녀들이 돈에 휩쓸려 새로운 밀수를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장애인을 배려하는 상영회의 형태’이다. ‘화면해설 영화’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특별한 장치를 해 둔 영화이다. 내가 간 곳에서는 일반 상영회처럼 영화를 상영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막과 화면해설을 통해 모든 사람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자막이 있는 영화는 익숙했으나 목소리로 영화의 화면을 해설해 주는 것이 새로웠다. 처음에는 영화의 시청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곧 모든 사람을 향한 배려라는 말이 있다. 다양성을 향한 걸음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상영 형태에 적응하고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어떨까?
영화 <밀수> 포스터 ⓒ영화<밀수>네이버 포토
#독립영화 #스틸플라워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인정 받지 못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목표에 닿지 못할 때 마음의 고통이 크다. 그렇기에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꺼내 보았던 영화이다. 영화 속에는 푸르고 거친 파도가 등장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힘든 시련을 이겨내는 동작으로 비춰진다.
바다 너머 주인공이 수평선을 응시하는 모습을 볼때면, 마음의 응어리가 눈녹듯 녹아내린다. 캐리어를 이끌고 편하게 쉴 곳을 찾는 그녀를 보며 그녀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소소하게나마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랐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도 부당하게 돈을 받지 못하는 모습에 슬퍼지다가도 다시금 일을 구하는 모습에 응원하게되어 그녀를 통해 도전을 상기시키게 되었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과 도전이야말로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외롭고 슬프지만 어떻게든 열심히, 안정적으로 살아가려는 그녀의 태도를 보며 어떤 일을 하든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스틸 플라워'라는 제목처럼 나 또한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나에 대해 돌이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집중이 되었던건 다름 아닌 한결같은 태도이기에 그 면모를 떠올리며 나의 삶에 주력해야겠다. 그녀가 밤에 추는 탭댄스를 보고 있으면 치유가 되었는데, 나도 이따금씩 그리는 그림들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스틸 플라워’와 같은 독립영화를 볼 때면, 개인의 삶에 대한 스토리가 그려져 있어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고, 주인공에게 동질감이 느껴져 나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독립영화를 통해 지친 마음과 슬픔을 치유해 나가고 싶다. 독립영화를 보며 느껴지는 ‘나도 그래’라는 마음이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영화 <스틸 플라워> 포스터 ⓒ인디스토리
사람마다 성격, 가치관, 적성이 다르듯 관심사, 취향 또한 다르다. 그렇기에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으며,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이루게 되었다. K-영화를 통해 과연 나는 어떤 관심사와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삶의 출발점은 ‘나’이므로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시간과 맞닿아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