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방울방울 '추억의 웹툰' 첨부이미지 : 그림13.png

*'문화다양성 MZ그림일기'는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늘다양 3기'가 직접 기획하고 구성한 콘텐츠입니다.

 

  출근길과 등굣길, 버스와 지하철에서, 그리고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웹툰을 본다.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만화를 보게 되었고, 어느새 웹툰은 모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일상에 녹아든 웹툰이 자연스럽게 잊히기도 하지만, 어떤 웹툰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추억이 된 소중한 작품들을 통해 학창 시절의 우리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기로 했다.

 

  갓생(*God+生의 합성어, 매일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인생을 뜻한다)의 시작은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 ‘다이어트’라는 단어의 중압감을 <다이어터> 웹툰에서 처음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살찐 몸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20대의 신수지는 몸을 망치는 식단과 운동을 하지 않고, 쉽게 살을 빼려고 했다. 그러던 중 찬희를 만난 후 과도한 식단 조절과 무리한 다이어트에서 탈출하며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었다. ‘다이어트는 자기 몸을 위한 것이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애써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핵심과 어떻게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을지를 웹툰을 보면서 차근차근 나를 위한 건강한 생각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다이어트’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있어 무작정 보게 된 웹툰이었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바른 생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 어린 시절 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웹툰이라 더욱 생각이 난다.

ⓒ교보문고<다이어터>표지

 

  처음은 단 한 번뿐이기에 오래 남는다. 나의 첫 웹툰은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였다. <마음의 소리>는 2006년 연재를 시작해 2020년에 완결이 난 일상툰이다. 막 만화의 세계에 발을 들였던 나는 정형화되지 않은 그림체와 새롭고 유쾌한 전개에 마음을 빼앗겼다. 1,200화가 넘는 전개 속에서 나와 주인공 모두 많은 일을 겪었다. 주인공이 학교를 졸업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이미 떠난 나의 학교를 떠올리며 과거를 돌아보았고, 황당한 일들을 유쾌하게 넘기는 장면은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 많은 순간을 함께하며 <마음의 소리>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마음의 소리>는 대표적인 장수 웹툰이다. 누군가는 긴 연재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하고 평범한 이 만화가 아직도 사랑받고 회자하는 이유는, 더 이상 단순한 만화가 아니라 추억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네이버웹툰<마음의소리>

 

 

   어릴 적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한 웹툰이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 담백한 대사, 일상을 담은 가벼운 내용에 금세 빠져들 수 있었다. 주요 캐릭터 세 친구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이 재밌었고, 그들이 만들어 나갈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했다. 너무나 재미있게 본 작품이지만, 한편으론 너무 어린 나이에 봐서 스토리에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20대 중반인 등장인물들과 그 나이대에 맞춰 펼쳐지는 이야기에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쉽게 공감하긴 어려웠다. 그러다 20대가 된 지금, 문득 이 작품이 생각났다. 잠깐이지만 다시 본 이 작품은 여전히 담백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달라진 점은 이제는 내가 작품 속 캐릭터에 투영된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대화가 어제 내가 친구와 나눈 대화와 다를 바 없었고, 희미하게 느껴지던 캐릭터의 감정이 마치 나의 감정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아는사람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고, 동시에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과거를 추억하게 되었다. 웹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린다. 과거 재미있게 봤던 작품들을 다시 한번 읽으며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교보문고<아는사람이야기>표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운다.너무나도 간편하게 사 먹을 수 있는 바깥 음식으로 인해 집밥의 온기는 점점 잊혀져 간다. 웹툰 <밥 먹고 갈래요?>는 집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린 시절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오순도순 밥을 먹었던 시절의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요리 과정까지 포함되어 있어 레시피까지 알 수 있다. 특히 김치찌개화는 학교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서 끓여주신 김치찌개를 먹었던 일화를 떠올리게 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다들 가족, 친구, 친척들이 끓여준 ‘나만의 찌개’가 있지 않을까, 모두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며 ‘밥 먹고 갈래요?’ 웹툰을 감상했으면 한다.

ⓒ네이버웹툰<밥 먹고 갈래요?> 김치찌개화 중

 

 

  MZ 세대는 웹툰의 전성기와 함께 자라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시간이 흐른 만큼 웹툰 시장도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작품과 세계관들이 빛을 보았다. 이제는 웹툰이 ’K’라는 수식어를 달고,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전보다 다양해진 독자층을 아우를 수 있도록 웹툰의 다양성이 확보되어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그들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웹툰이 MZ세대의 친구로서 세월을 함께하며 많은 추억을 남겼듯,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세계인의 일상을 함께하며 훗날 추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